잠깐 안 온 새에 비석 옆에 온통 잡초가 나고 난리네.
청소해야겠는데.
…
(형, 오랜만이야.
난 전에 보고했던 놈들이랑 떠들썩한 날을 보내고 있어.
그 녀석들 완전히 애들이라서 애먹일 때도 있지만 별로 기분이 나쁘진 않아.
형이 주변에 손이 좀 가는 동생이 더 귀엽다고 했다며.
그 말이 왠지 이해될 것 같아.)
그럼 또 올게.
…
(할머니, 오랜만.
할머니는 걱정이 많으니까 천국에서도 나 때문에 불안할지도 모르겠지만…
전에 얘기한 친구들이랑 매일 즐겁게 보내.
어… 친구라고는 했는데 내 입장에선 든든한 형이 둘이나 생긴 느낌이려나.
그러니까 할머니는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천국을 만끽해 줘.)
또 올게, 할머니.
커어어…
쿠―코―!
으랴악!
악! 캬아악―!
이 돌머리 꼰대가! 뭐하는 짓이야!
본당에서 자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하냐!
시끄러! 어디서 자든 소승 맘이지!
또 길바닥에서 싸웠지.
헹! 시비를 걸렸으면 거하게 받아 줘야지.
이야!
아악…!
이 멍청한 아들놈! 넌 수행승 실격이다!
크윽…
아버지 척도로 소승 재지 마!
쿠코…
…왜.
싸움이란 나선이다.
어디선가 내리지 않으면 영원히 이어져 가지.
그런 것도 모르는 너는 사람 몫 반도 못 한다.
하! 눈앞에 가로막고 서는 놈 죄다 쳐부수면 아무도 소승한테 덤비는 적이 안 될 거 아냐.
하아…
네 말대로 적이 모두 없어졌다고 하자.
하지만 그때는 앞에도 뒤에도 옆에도, 네게 다가오는 인간은 사라질 게다.
…그럴 일 없어!
넌 아직 어려.
실패도 수행의 일부다만 슬슬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좋지 않겠냐.
…쳇!
뭐…
응?
네 인생이다. 자신의 길은 좋을대로 정해도 돼.
흥! 잘났다 아주.
실례합니다―
쿠코, 여기 왔다.
오! 왔냐, 너희.
오늘 부른 건 디비전 랩 배틀 일이지?
어, 맞아. 조만간 시작하니까.
이번에야말로 소승네가 정상을 갖는다.
그러려면 빡센 수행이 필요해!
그러니까, 쥬시. 창고에서 장작 가져 와.
알겠는데요… 장작은 어디에 쓰게요?
장작을 태우지 뭘 해.
셋이서 모닥불 쬐려구여?
그러겠냐.
태운 장작 위에 맨발로 달릴 거야.
히익… 그러면 화상 입어요!
종알대지 말고 빨리 가져 와!
으, 네엡!
엿차…
이 장작의 무게가 그대로 내 마음의 무게로 연결되는 느낌이에여…
하하하…
저 사람들 뭐지… 성묘하러 왔나?
엄청 불량해 보이는데…
…?! 이쪽으로 오는데여…!
히히히. 딱 맞춘 것처럼 혼자구만.
어… 저기, 저한테 무슨 일…
아이모노 쥬시지.
윽…? 그런데요…
나는 정정당당한 남자야.
어, 에…
그러니까 맞짱으로 너를 쓰러뜨려 줄게.
맞짱이요…? 저는 싸우기 싫어여…!
💥
히익!
누군지 못 알아볼 만큼 얼굴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려.
하, 하지 마세요…!
원망하려면 하라이 쿠코를 원망해라.
뭣들 하고 있냐!
샤, 샷쿠 스님…
역시 하라이 쿠코네 애비다. 자연스럽네, 아주.
지금 물러가면 일을 키우진 않겠다만.
헤헤. 크게 만들어도 하나도 상관 없는데.
음…
…어쩔 수 없어요. 저 사람들을 랩으로!
놔둘 것 같냐!
💥
앗!
마, 마이크가!
헤헤헷! 마이크 없으면 넌 그냥 허접이잖아.
…!
쳇… 쥬시 이 자식 되게 늦네.
장작 못 찾은 거 아냐?
하… 잠깐 보고 온다.
나도 간다. 사람이 많아야 쉽게 옮기겠지.
자식들아! 배트는 한 톨도 빗맞추지 말고 확실하게 틀림없이 이놈들 머리에 내리쳐라!
하하하…
잔학 타임 시작인가?
쥬시 군. 내가 틈을 만들 게야.
그동안 도망치는 거다.
…! 싫어요, 샷쿠 스님을 두고 어떻게 도망쳐요… 못해요!
한눈팔고 있네, 이거!
…!
쥬시 군!
💥
……아아악!
하하하하! 머리 터진 거 아니냐?
새끼들아! 뭐 하냐!
하하…
어이, 철수해!
거기 안 서!
쿠코 씨…!
샷쿠 스님… 샷쿠 스님이…
야, 아버지! 정신 좀 차리라고!
심각해…
쥬시, 구급차 불러!
아! 네!
어이, 왜 자고 자빠졌는데!
하지 마, 흔들면 안 돼!
엇…
뭐야, 그 자식들…!
야! 아버지 어떻게 됐어!
수술은 성공적입니다.
…다행이다…
하지만 의식이 돌아올지는 아직 모릅니다.
뭐?! 왜 그런데!
어이, 하지 마!
아버지 어떠냐고!
…나머지는 기도해야지요.
…어떡해…
젠장…! 야, 돌팔이! 뭐라도 하란 말이야!
야, 쿠코! …소란 피워서 죄송합니다.
가!
…야, 히토야! 이거 놔!
……
옜다, 마실 거 사 왔어.
아, 감사합니다…
……
큭… 아버지 이런 꼴로 만든 쓰레기 새끼들 반드시 소승 손으로 박살낼 거다.
벌써 경찰이 움직이고 있어.
금방 체포되겠지.
공무원 것들한테 못 맡겨!
제 부모가 당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냐!
그래도… 지금은 샷쿠 스님 곁에 있는 게…
그딴 거 소승 성미에 안 맞아!
혼자서라도 찾아내 주지.
하아… 나 원.
샷쿠 씨한테는 신세 졌어.
나도 속이 뒤틀리는 기분이다.
박살을 낼지 어쩔지는 차치하고, 우리끼리 찾아내서 직접 처리해 버릴까.
그… 그래요…
샷쿠 스님은, 저를 구하려고 그렇게 다치고…
저도 뭔가 하고 싶어요!
그래도 되냐?
어.
당연하죠.
고맙다.
아마 쿠겐지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로 경찰이 신원을 알아내겠지.
먼저 그놈들 이름을 내가 입수하지.
그럼 히토야, 맡긴다.
소승은 동네 깡패들한테 닥치는대로 알아본다.
어… 저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혼자 있으면 그 쓰레기들이 또 덮칠지도 몰라.
소승이랑 같이 가.
…알았어요!
좋아, 그럼 행동 개시다!
…찾았다, 이 자식아.
으윽…
쿠코 씨, 너무 갑자긴데요.
…누구세요?
이놈 이 근처 불량배들 빠삭하게 아는 똘마니야.
…야, 이 화면에 찍힌 쓰레기 아냐?
이, 이 녀석이요…?
…이놈 이케부쿠로 디비전에서 요새 흘러들어온 다비라 다루마(荼毘羅達磨)라는 깡패예요.
이케부쿠로…
쿠코 씨도 전에 이케부쿠로에 있었다고…
…어.
그럼, 그때 무슨 일 있어서…
쯧… 다비라 다루마…?
…그런 자식 없었던 것 같은데…
♪♬
앗…
히토야 씨한테 연락 왔어요!
네.
…그랬구나. 네.
…네, 알았어요. 그럼 히토야 씨네 사무소로 갈게요.
히토야 씨가 한번 집합하재요.
오냐. 그럼 갈까.
히토야! 뭐 알아냈냐?!
그래. 습격자 이름은…
다비라 다루마란 새끼지?
뭐야, 그쪽도 수확이 있었나 보네.
그 다비라라는 사람, 이케부쿠로 디비전에서 왔대요.
그래서 쿠코 씨가 이케부쿠로에 있었을 때 무슨 일 있었던 거 아닌가 했는데요…
그러냐?
그쪽에서 하도 싸워댔으니까. 전혀 기억 안 나.
넌 진짜…
아, 하하하…
그래서? 설마 넌 이름만 알아냈단 얘긴 아니겠지.
나한테는 못 참아주는 게 둘 있다.
하나, 「수돗물로 만든 얼음」.
둘, 「나를 우습게 보는 놈」이다.
그럼 빨리 정보 내놔!
…다비라는 바로 얼마 전까지 소년교도소에 들어가 있었다.
그건 벌써 알아.
여기서부터가 본론이다.
다비라가 교도소 내에서 제일 친하게 지낸 게…
……
…? 왜 그래?
이요기 후리(五代儀風凛)다.
어…?
누군데, 그게?
……이, 이요기 군은…
제… 친구예요…
너한테 그런 짓을 한 놈 친구라고 안 불러도 돼!
그, 그럴지도 모르지만…
친구였던 건 사실이니까…
…뭐냐고…
이요기 후리는 쥬시를 과거에 이지메했던 개자식이다.
…진짜냐.
…
아… 이요기라는 그 등신 새끼가 다비라 쓰레기놈이랑 친했다고 뭘 알 수 있는데.
소년교도소 경관한테 얻은 정보인데…
이요기는 다비라가 출소하고 나서도 연락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어디 있는지 알 가능성이 높아.
걔랑 얘기할 수 있냐?
내가 누군데? 그 정돈 식은 죽 먹기지.
……
쥬시.
그 자식 만나는 게 싫으면 나랑 쿠코만 가도…
……괜찮아요. 이요기 군한테서 눈을 돌리는 건 도망치는 거잖아요…
그리고, 저도 힘이 되어 드리고 싶어요.
소승이 기대 걸 만하구만.
…그래도, 영 힘들어지면 맡겨라.
소승네는 가족이니까.
쿠코 씨… 감사해요.
이쪽에서 기다려 주세요.
……
여, 쥬시. 오랜만이다.
…이요기 군.
잘 지내?
잘 지내지 그럼.
너랑, 거기 변호사 덕분에 강제로 규칙적인 바른 생활을 보내고 있거든.
…
하! 잘 됐지 않냐.
그 규칙적인 바른 생활을 앞으로 10년쯤은 계속할 수 있겠다?
이놈들한테 감사할 일이네.
흥.
그래서? 이제와서 나한테 용건 있냐?
길게 얘기할 생각 없다.
다비라 다루마 알고 있겠지.
아~ 내 친구.
그놈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아나?
글쎄, 알까?
냉큼 어딨는지 말해!
쿠코, 진정해! 소란 일으키면 면회 강제 종료된다.
쳇…
하하하하. 그래서? 누가 걔한테 당했길래?
…! 어떻게 알았어요?
다루마 그 자식, 여기 나가면 하라이 쿠코의 관계자를 싹 다 병원행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별렀으니까.
넌… 나랑 쥬시한테 원한이 있지.
하? 갑자기 뭐래.
당연한 걸. 이런 데다 처박아 놨는데.
그렇겠지?
그러면 다비라 다루마를 도울 만한 동기는 있단 말이다.
그럴 수도 있지. 근데 아무 증거도 없잖아?
그래, 누가 병원에 실려갔어?
변호사 지인이냐? 아니면 거기 중네?
혹시 쥬시네 부모야?
…!
너희 할머니는 이제 세상에 없으니까 부모까지 없어지면 고독하겠다 야!
하하하하하!
…뭐가 웃겨…
어? 안 들리는데.
💥
…!
뭘 하는 거야!
내 어디가 그렇게 불만이야!
너보다 노래를 잘 해서냐? 반에서 주목받아서야?!
…
우물쭈물하고 다녀서냐?! 웃기지 마!
야, 쥬시…
난, 네가 말을 걸어 줘서…
친구가 돼서… 기뻤는데…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난… 너한테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넌 할머니한테 그런 지독한 짓을 하고서, 다시 또 내 소중한 사람들을 해치겠다는 거야?!
그런 거… 내가 절대로 안 두고 봐!
아는 거 있으면 다 말해!
떨어지세요!
…
넌 나한테 빚이 있어…! 엄청 큰 빚이야!
조금이라도 미안한 줄 알면 그 빚을 지금 갚아!!
…
가만히 있지 말고 대답해!!
면회 중지! 이요기, 나가!
…
자, 당신들도 어서 나가.
…알겠습니다.
……
…헤. 쥬시, 얼굴이 훤해졌는데!
그래야 소승이 인정한 남자다!
그치만… 저 때문에 아무 정보도 못 들었어요…
뭐, 어떻게 되겠지.
제가… 무슨 짓을… 으아아…
뭐야, 아까 기세는 어디 갔냐?
하아.
히, 히토야 씨. 괜찮아요…?
혼 한번 제대로 났다.
죄, 죄송해요…
자. 이거 받았어.
편지?
이요기가.
이요기 군이…
……!
야, 쥬시. 읽어 봐!
어… 우리 별장에 다루마네가 잠복하고 있다고…
진짜? 주소 써 있냐?!
네!
이 주소면… 한참 산 속이네.
아니 그 새끼,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런 놈이라도 죄악감이란 게 있는 거 아니겠냐.
…
자! 빨리 개자식들 있는 데로 쳐들어가자!
그래.
알겠어요.
후…
근데 이 집 엄청 호화롭네요.
빵에서 친구 먹은 놈이 돈이 많아.
걔한테 빌렸지.
통 큰 놈이네요.
걘 하라이 쿠코 팀 멤버한테 원한이 있는 것 같던데.
그놈들 패겠다고 했더니 여길 제공해 줬지.
💥
엉?!
…!
여어… 쳐부숴 주러 왔다, 이 새끼들아.
각오하세요.
네놈들은 여기서 끝이다.
하하하… 나갈 필요도 없어졌네.
다비라라는 새끼가 너냐?
아, 그래. 너랑 똑같이 개자식인 다비라는 나다.
이케부쿠로에서 소승이랑 만났다던데, 어디서 뭐 하는 새끼냐, 넌!
“강탈”이라는 팀 기억하냐?
강탈…?
하, 전혀 기억 안 나.
그렇겠지. 그때 난 말단이라 너한테 순식간에 당했거든.
…소승한테 못 이기니까 주변 놈들을 노렸냐?
뭐, 그렇지.
비겁한 자식…
비겁한 거 좋지! 니가 고통받는 꼴 볼 수만 있으면 과정이야 어쩌든.
큭… 넌… 여기서 확실하게 박살낸다!
암만 히프노시스 마이크가 있대도 셋이서 이 머릿수를 상대하려고 들고 기운도 좋다.
떠들러 온 거 아냐. 후딱 덤벼!
하하하하하!
얘들아! 죽여버려!
쥬시! 히토야! 간다!
네! / 그래!
크아아악!
쯧…… 허접들이.
싱거웠네여.
경찰도 슬슬 오겠네.
뒷일은 내가 손쓸 테니 안심해라.
어, 맡긴다.
빨리 걸어!
하하하하하! 하라이 쿠코!
앙?
또 밖에 나오면 반드시 네 주변 놈들 개판으로 만들어 주마!
알았냐? 반드시!
하하하… 하하하하하!
싸움이란 나선이다.
어디선가 내리지 않으면 영원히 이어져 가지.
쳇……
이제 샷쿠 스님이 눈 뜨기만 기다리면 되네요.
그래.
일이 너무 많아서 디비전 랩 배틀 이야기는 하지도 못했네.
내일 다시 할까.
네. 오늘은 푹 쉬어요.
쿠코 씨도 그래도 되죠?
…어.
……
……
아버지 말대로 소승은 사람 구실을 반, 아니…
반까지도 못 가…
안심하고 자기나 해.
소승이 절을 지켜 주마.
실례합니다.
실례한다.
왔냐.
쿠코 씨?!
가사를 다 입고 뭐 하냐?
소승은 승려다. 뭐가 이상해서.
그, 그렇긴 한데…
맛이 갔네.
그래, 디비전 랩 배틀 얘기는?
오늘부터 네 수행인가 뭔가 시작하나?
……아니. 안 해.
너희한테는 미안하지만 소승은 다음 디비전 랩 배틀 안 나가.
네? 왜, 왜요?
왜고 자시고! 너희는 너희 자유로 해.
나가고 싶으면 다른 멤버 찾아야지.
어이, 갑자기 어떻게 된 거야?
……
이번 사건으로 생각이 이것저것 많아서.
샷쿠 스님 일이요…?
어.
지금부터는 승려로서 제대로 수행하고 이 절을 지킬 거다.
소승은 싸움의 나선에서 내리는 걸로 한다.
……
히토야. 괜한 참견인지도 모르지만 너도 빨리 내리길 추천한다.
무슨 뜻이냐.
딱히.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래.
……
쿠… 쿠코 씨, 그럼 저희는 해산이에요?
너희가 가족인 건 변함없어.
하지만 그 같잖은 대회는 더 안 나가.
…그래도…
미안하다. 들어가라.
……
……
……
싸움의 나선이라.
……
이봐, 쥬시.
하루만…… 형 기타 돌려줄 수 있냐.
어… 그럼요, 괜찮은데요…
왜 그러세요…?
오랜만에 치고 싶어져서.
훗. 형 기타, 오랜만이네…
너도 빨리 내리길 추천한다.
(나는 형이 죽은 후부터 계속, 죄 지은 놈들을 증오하고, 증오하고…
이 손으로 죗값을 치르게 해 왔어.
하지만… 그건 새로운 불씨를 가져와.
싸움의 나선… 난 내려갈 수 있을까.)
형…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응?
이 시간에 누구야?
엇… 쥬시?
늦은 시간에 죄송해요.
…뭐, 들어와라.
그래, 뭐냐?
아……
히토야 씨가 이상한 눈치라서.
……
이대로 가면 히토야 씨도 Bad Ass Temple에서 떠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니, 나는…
쿠코 씨가 말씀한 싸움의 나선에서 내리라는 얘기에… 고민하고 계시죠.
그래. 죄를 지은 모든 인간은 처벌을 받아야 해.
그렇…죠. 죗값은 분명히 치러야 하겠지만…
죄를 지은 사람을 계속 미워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럼, 넌 이요기를 용서했냐?
…용서하고 말고가 아니에요.
어떤 지독한 짓을 한 사람이라도 변하는구나를…
이요기 군한테서 배웠어요.
…
과거는 신이라도 바꿀 수가 없어요.
그래도, 그 과거가 있어서 지금의 제가 있어요.
덕분에… 히토야 씨랑 쿠코 씨를 만났어요.
아무리 가혹한 과거라도, 그걸 받아들이고서… 지금을 즐기는 편이, 증오가 생기지 않아요.
어… 이럴 때 어울리는 말이 있었는데…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네, 그거예요!
그 경지에 이르면 증오는 언젠가 없어진다고… 저는 믿고 싶어요.
훗. 참 안이해 빠졌네.
그, 그럴까요…?
하지만 뭐… 그 안이해 빠진 사고방식은 지금 나한테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럼…
언젠가 반드시, 그 경지에 도달해 주지.
히토야 씨…
그럼 내일 같이 쿠코 씨를 설득하러 가요.
그래!
……
성실하게도 일하네.
쿠코 씨답지 않아요.
……놀리러 왔으면 가라.
소승 바쁘다.
쿠코 씨가 하고 싶은 게 절 일을 돕는 거예요?
응?
디비전 랩 배틀에서 정상을 갖겠다는 목표는 어떻게 됐냐.
종알종알 시끄러!
지금 소승이 열심히 안 하면 이 절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한 번 정한 걸 굽히는 거, 쿠코 씨답지 않아요!
네가 지금 하려는 일도 훌륭하다.
하지만, 그래도 중간에 내팽개치는 건 못나 보인다고 말해 주지.
외부인이 제멋대로 떠들지 마!
이건 소승과 아버지, 가족의 문제다!
우리도 가족이야!
…!
네가 한 말인데 순 거짓말이었냐.
윽… 소승 말엔 거짓은 없어.
그래도…
쿠코 씨한텐 저희가 수행을 시킬 필요가 있네요.
앙? 뭐래냐?
방황하는 놈한테는 수행이 필요하단 말이다!
지금의 쿠코 씨가 버틸 수 있을까요?
하.
재밌는데!
와라!
어이, 너답지가 않은데 이거.
저도 한마디 할 거예요!
죄를 심판하는 것도 끝이 없는 스파이럴
불씨를 뿌렸을지도 하지만 마주보겠어
답은 없어도 결코 부서지지 않는 각오를
보여줘 봐라 기대기를 선택한 등이 아니라
걸어 왔던 과거와 그동안 맛봤던 고통
은 바꿀 수가 없지만 나의 지금은 아름다워
사람은 바뀔 수 있어 받아들임으로써 지워낸 고독
자기 자신과 이 가족을 자랑으로 여겨
오만불손 이 결과는 인과응보?
천벌이겠지 한 대 쳐라
하지만 이 가족의 유대는 충실
소승은 승려로서 무엇을 이끄나?
어울리지도 않게
이 정도에 사고 정지?
이끌려 왔어
우직하고 올곧은 신념에
하하! 자잘한 건 몰라도
이어지는 나선은 소승이 끝내 주마!
Break the 싸움의 스파이럴
부숴버린다 방법이 없을 리가
쉽지 않을 길은 ―――
Bad Ass Temple이 이끈다
이 세계 통째로
Break the 싸움의 스파이럴
부숴버린다 방법이 없을 리가
쉽지 않을 길은 ―――
Bad Ass Temple이 이끈다
이 세계 통째로
…하하하.
너희 덕에 소승이 목표 삼은 승려의 길은 쬐그만 절 주지가 아니란 걸 떠올렸다.
하.
소승이 되어야 할 건 자신을 믿고, 타인을 믿고!
이 나라의 전원을 이끄는 거다!
쿠코 씨…
쿠코…
♪♬
…병원.
여보세요?
…! 아버지가?!
아버지!
뭐냐, 시끄럽게…
여기 병원이다. 조용히 못 하냐…
샤, 샷쿠 스님…!
깨어나셔서 다행입니다.
걱정 끼쳐서 미안하네.
보다시피 이제 괜찮아.
저기… 저기…!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허술해서…
감사할 거 없어.
무사해서 다행이다.
쿠코는 샷쿠 씨가 돌아가실 줄 알고 절은 자기가 지키겠다면서 으르렁거리던데요.
핫. 건방지게 그런 걸 신경 써…
아직 너한테는 못 지지.
쳇… 망할 꼰대가…
소승도 좀 승려 같아졌다고.
그런 소릴 하니까 맡길 수가 없는 거다.
하?
그날 갑자기 가출했던 것처럼, 자기가 믿는 길을 나아가라.
그러다 보면 그 끝에 네 자신이 바라는 깨달음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게다.
약해져 갖고는.
잘난 척은 다 한다.
적어도 다친 사람한테 욕지거리하는 너보다는 잘났단다.
한마디를 안 져…
이따가 검사해야 한다.
자, 그만 가라.
쳇…
샷쿠 스님, 건강해지셔서 다행이에요!
그래. 안색도 좋아 보이셨고 얼마 안 있어서 금방 복귀할 수 있겠다.
뭐, 그 괴물처럼 강한 아버지가 간단히 뒈질 것 같진 않았지.
하! 조금 전까지 그렇게 울적해하더니.
쥬시! 히토야!
가, 갑자기 머리는 왜 숙여요…?
소승이 나아가야 할 길을 벗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땡큐.
싸움의 나선…
소승은 그걸 정상까지 뛰어올라가서 위에서 박살을 내고 끝내 주마!
헤헤… 쿠코 씨다운 답이네요.
응, 그렇네.
디비전 랩 배틀, 전력으로 열심히 할게요!
지금의 우리들이라면 우승 말고는 할 게 없지.
나 자신의 전부를 끌어내 주지!
햐하하!
소승네가 믿는 길을 내보여서 이 비뚤어진 나라를 이끌어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