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비 오려니 누각에 바람 가득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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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세계 정세는 아직 안정되었다고 할 수 없네요.
…들어오세요.
실례합니다.
무슨 일이지요?
네. 예선 참가 팀이 확정되어 보고를.
그런가요.
그래, 이번에는 어떤가요?
훗.
지난 회보다 참가 팀이 늘어 강력한 팀도 모이게 되었습니다.
좋은 일이군요.
디비전 배틀은 개인의 힘이 강한 것만으로는 이길 수 없으니.
오사카·나고야를 필두로 새로운 팀도 결속력을 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목표한 대로 진행할 수 있나요?
네. 배틀을 통해 그들의 히프노시스 어빌리티는 보다 강하게 향상될 겁니다.
후후.
팀들이 맞서 각축하고 나면 틀림없이 지금보다 더 우수한 것이 태어나겠지요.
그들이 우리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줬으면 좋겠네요.
수익도 전회 이상으로 전망합니다.
디비전 배틀은 우리에게 있어 일절 빈틈이 없는, 완벽한 정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지율도 상승하는 경향입니다.
그러나 세계에 눈을 돌려 보면, 여전히 어리석은 남자들의 잘못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일각이라도 빠르게 우리들이 세계를 통치할 필요가 있겠네요.
그래요. 그러니 우리가 인정한 능력을 가진 남자들에게는 춤을 추게 하지요.
괘념이겠습니다만, 그들에게 반란의 우려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신생 히프노시스 마이크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마인드 해킹을 당한 자는 어빌리티가 사라지고 맙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량을 서두르도록 했습니다.
아마야도 레이에게…입니까?
그래요.
우리 계획의 핵심을 그런 신용할 수 없는 인물에게 맡겨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그가 히프노시스 마이크의 개발자라고 해도…
후후… 언제까지고 그 손바닥 위에서 놀아날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래도, 조금 더 놀아드리지 않겠어요?
마스터 마인드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도록.
…오토메 님.
뭐지요?
아마야도… 그 녀석과는 어떤 경위로?
그러고보니 이야기한 적이 없군요.
당신에겐 말해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그것을 설명하려면 제 배경에서부터 이야기하게 됩니다.
예전에, 저를 구해주셨을 때는 이미 마이크를 가지고 계셨지요?
네.
그렇다면 그보다 전에?
맞습니다. 그보다 전에.
네, 오토메 님. 무슨 일이십니까?
홍차를.
알겠습니다.
길어질 것 같으니 차라도 마시면서 이야기하지요.
네.
제 부친은 대대로 내려오는 재벌가의 수장으로 세계에도 얼굴이 알려진 거물.
모친은 다른 재벌가의 영애.
그런 상류계의 집안에서 태어난 저는 다양한 것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일본무용, 다도, 삽화, 승마, 서예…
어린 시절의 기억에는 자유로운 시간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토메! 여자는 남자를 섬기고 항상 한 걸음 뒤에 있어야 하는 법이다!
아버지 토호텐 사이로(豺狼)는 낡은 사고를 가진 남자였습니다.
오토메, 장래에 남편이 될 분을 도울 수 있는 숙녀가 되어야 한단다.
어머니 토호텐 오토네(乙女子)도 아버지와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으로 제가 아버지에게 위화감을 품은 것은 중학생 때였습니다.
아버지의 방 앞에서 한 대화를 듣고 말았지요.
그러면 선생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하하. 이만큼이나 채웠으면 거절을 못 하겠네요. 걱정 마십시오.
…아차!
다음엔 맛있는 식사라도 하면서 이야기할까.
네. 좋은 식당을 알아보겠습니다.

흥.
오토메, 무슨 일이냐?
아버지, 저 정치가 분은…
하하. 저 녀석이 정치가? 저놈은 정치꾼이다.
정치꾼은 돈이면 움직이니까 다루기 쉬워.
오토메, 좋은 정치가란 뭐냐?
…시대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사람이라고…
그래. 좋은 정치가는 미래를 생각하는 게 일이지.
그런데 사리사욕으로 행동하는 정치꾼은 다음 선거 생각밖에 안 한다.
그걸 알고 계시는데 어째서 그 분과 교제를…?
시대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지 어떤지는 내 관심사가 아니야.
나는 내 입장에 좋은 미래가 되면 그만이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은 법에도 윤리에도 저촉되는 게 아닌가요?
법을 건드리려고 그 정치꾼을 부리는 게지.
너도 윤리관 같은 불필요한 건 어서 버려라.
그런 일은… 못 해요.
위법적인 일은 그만두세요…!
어디서 말대꾸냐, 오토메.
…!
여자가, 그것도 아직 어린애인 네가 끼어들 일이 아니다.
지금 이 윤택한 생활은 내 덕에 성립하는 거다!
결코 그걸 잊지 마라!
알았느냐, 오토메.
옳은지 그른지로 세상이 굴러가지 않아.
이 세상은 이익이 굴린다. 기억해 놓아라.
그런 건…
이 세상은 이익으로 굴리고 멈추는 자가 지배자가 된다.
그게 바로 나다.
지배자라니…
너는 지배자 측이다.
지배자라는 걸 자각해라!
하하. 너라면 이해할 테지.

그런 거… 끝까지 이해하고 싶지 않아…!
그로부터 몇년 후, 저는 대학에 진학해 반대했던 아버지에게 숨기고 정치를 공부했습니다.
홍차 나왔습니다.
오늘은 어디 것인가요?
오늘은…
그렇지, 오토메가 맞춰 보겠어요?
네?
오토메는 홍차를 잘 알지요? 잠깐 여흥으로.
…알겠습니다.
부드럽고 달아. 끝맛에서 과실이 연상되고.
이건… 골든 칩스 블렌드인가요?
말씀하신대로예요, 아가씨.
역시 대단해요, 오토메.
감사합니다.
이렇게 근면하다니, 저도 보고 배워야겠어요. 후후후.

화평안이 거부되어 전쟁 상태로 돌입했습니다.
어머, 무서운 이야기네요.
어머니.
뭐지요?
어머니께선 지금도 수많은 희생을 만들어내는 전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갑자기 무슨 일인가요?
고견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글…쎄요. 아무리 그래도 제 신변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니까요.
신변에 가깝지 않더라도 뭔가 느끼는 것은 있으시겠지요?
그야… 사람이 죽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하지요?
뭔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실행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시나요?
그런 건 신사분들이 하는 일이에요.
그런 식으로 남성들에게 맡기니까 전쟁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요?
흐음…
그렇게 무관심하니까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아무리 가도 높아지지 않는 거예요.
지금도 관리직에 이르는 여성의 비율은 9%도 되지 않아요.
흐음…?
그리고 무엇보다 이 나라의 톱에, 지금껏 여성이 임한 적이 없는 것이 남성 우위가 뿌리깊게 남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어머니는 여성으로서 이 상황이 아무렇지도 않으신가요?
저는 그런 것은 남성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사는 나라에 대해 무관심하면 어떻게 해요?!
무관심해도 세계는 돌아간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더니 차가 식어버렸네요.
다시 우릴까요.
어머니!
오토메, 마침 있었구나.
아버지…
사위를 들이기로 했다.
네…?!
상대는 정치계의 젊은 희망, 아스카 미카도(飛鳥 帝) 군이다.
그는 틀림없이 톱까지 올라갈 남자야.
먼저 포섭해 두면 틀림없이 토호텐 집안에 크게 플러스가 될 게야.
그 미카도라는 분은 어떤 분인가요?
인품이 너와 무슨 상관이냐?
외람된 말씀이지만 제 상대는 제가 정하고 싶습니다.
결정할 권리라는 건 자립하는 자의 특권이다.
내 돈으로 살고 있는 네게 그럴 권리는 없어.
…!
그렇다면 저는, 집을 나가겠습니다!
오토메, 무슨 말을 하는지 아는 거예요?
물론입니다. 전 이제 어린애가 아니라서요.
그리고 저는, 아버지의 도구가 아닙니다.
나가는 것은 막지 않겠다만 그 전에 네가 태어났을 때부터 오늘까지 들인 돈을 전부 갚으려무나.
물론입니다. 일을 해서 반드시…
할 수도 없는 걸 떠들지 마라!
…!
나가 봐야 전처럼 바로 데려올 거다.
왜 그러냐. 기세가 있는 건 입뿐이냐?
그럼…!
진정하세요, 두 분.
사이로 씨, 오토메는 그저 피곤해서 이러는 거예요.
저는!
흥. 못 들은 걸로 해 두마.
다음 주에 미카도 군을 불러 식사를 하니 그의 눈에 들도록 용모를 단정히 해라.

흐윽…
분했다.
부친이 말한 대로 저는 말뿐이라고 통감했습니다.
이때는 결혼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부친에게 거스르지 못하고…
이대로 누구인지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하게 된다고는…
네…
오토메?
어머니…?
들어가도 될까요?
들어오세요…

오토메, 힘든 것은 알아요.
어머…니…
괜찮아요, 지금은 울어도.
흐윽…!
불안한 건 이해해요. 어떤 분이 오실지도 모르는걸요.
흑……
그 감정은 지금만이랍니다.
지금…만…
그래요. 모른다는 건 공포가 되지요.
하지만 어떤 공포도 알고 나면 견딜 수 있게 되어요.
…?
이해되나요? 익숙해진다면 어떤 고통도, 공포도, 굴욕도, 치욕도, 우울도 견딜 수 있어요.
그러니 잠깐만 참는 거예요.
네…
그렇게 말하는 모친의 눈은, 한 점 흐림도 없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보며 깊이 절망했습니다.
모친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버리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순간 눈물이 멎고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이쪽이 아스카 군이다. 오토메, 인사해라.
처음 뵙겠습니다. 토호텐 오토메라고 합니다.
저는 아스카 미카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바로 식사하러 가자. 준비하게.
네, 알겠습니다.

아스카 님, 이쪽으로 앉으세요.
실례하겠습니다.
자, 오늘은 사양 말고 들고 가게.

아스카 군, 식사는 어땠나?
정말 맛있었습니다.
다행이군. 앞으로는 매일 먹을 수 있을 걸세.
기대되네요. 아무래도 제가 오토메 씨 마음에 들었을 때의 이야기지만요.
하하. 그럼 오토메와 정원에서 산책이라도 하면 어떤가?
우리가 있으면 하기 어려운 얘기도 있을 테니.
네!
우리 정원에는 희귀한 나무나 꽃이 많아. 내 자랑거리지.
꼭 보고 싶네요.
오토메.
네, 아버님.
아스카 님, 이쪽입니다.
네!
와~ 정말 나무 종류가 다양하네요.
아버지께서 전국에서 모아들이고 있답니다.
역시, 멋지네요.
마음에 드시나요?
물론이죠.
저… 오토메 씨?
네.
오토메 씨는 최근 정세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네?
앗, 갑자기 죄송합니다.
정치에 밝으시다고 들어서.
그게… 제 생각 같은 것은…
꼭 듣게 해 주세요.
정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좀 더 여성도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중요한 자리에 있는 것은 대부분 남성이지만 여성의 비율을 더 늘려야 할 거고요.
…!
여성이 들어오는 것만으로 극적인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구태의연한 남자 중심의 정치에 여성이 많이 참여하며 조금씩 변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꼭 오토메 씨의 의견도 들려 주세요.
이 나라는… 바뀌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세금을 늘리고 있을 뿐, 국민의 복지는 고려하지 않고…
사용처는 군비 강화, 동맹국이 시키는 대로 무기를 구입하는 등, 지금 이 나라는 자주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남성 중심의 정치에서 바꿀 수 없다면 여성의 힘도 지금의 정계에…!
……송구합니다. 고작 여자가… 이런 이야기를…
아니요! 정말 귀중한 말씀이세요.
좀 더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오토메 씨는 분명한 비전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이런 대화를 할 수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스카 님… 저도 그래요.
맞아, 오토메 씨.
네.
괜찮으시다면 절 미카도라고 불러 주세요.
아… 가능하면 ‘님’도 붙이지 말고요.
알겠습니다. 그럼, 미카도 씨…라고 부를게요.
어떠신가요?
앗, 어어… 쌀쌀해졌으니까 들어갈까요.
네.
오토메 씨.
…?
언젠가 이 나라의 정치를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네…!
그 후 수년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남편이 된 미카도 씨는 저의 좋은 이해자였습니다.
아버지의 맹렬한 반대를 뿌리치고 정당 코토노하당의 설립에도 협력해 주었습니다.
사람은 적고, 여성만으로 구성되었지만…
자신의 의견을 세간에 알리며 현재의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기를 꿈꿨습니다.
그리고… 결혼한 지 몇 년 후에, 아이를 얻었습니다.
오토메 씨, 고생 많았어요.
고마워요… 미카도 씨를 닮은 준수한 남자애예요.
눈매는 오토메 씨랑 똑같은데요?
후후… 어떤 아이로 자랄지, 정말 기대되네요.
이름 말인데, 저(帝)와 오토메(乙統女) 씨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다이스(帝統)라고 하면 어떨까요?
다이스…라고요?
세상에는 괴로운 일이 많지만, 다이스처럼 굴러서 어떤 눈이 나와도 세상을 강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정말 좋은 이름이네요…
함께 착한 아이로 키워요.
네…!
다이스가 태어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래에 대한 희망이 싹텄습니다.
이 아이를 어엿하게 키워내자. 나는 이 아이를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은 영원하지 않음을… 이 때의 저는 몰랐습니다.
다이스가 태어나고 몇 년 후의 일입니다.
미카도 씨, 어서오세요.
아, 응…
안색이 안 좋은 데, 무슨 일 있나요?
그냥 조금…
저라도 괜찮다면 얘기 정도는 들어 드릴게요.
손대지 마!
…!
…!
미, 미안. 정신이 나갔나 봐, 어떻게 때릴 수가…
…아니요…
…정말 미안해. 지금은 혼자 있을게.
실례합니다.
그래, 경과는 어떤가?
아버님, 이런 일은 그만둡시다.
이견을 낼 수 있는 입장이 아닐 텐데.
자네를 그동안 얼마나 지원했는지 아나.
지금 위치도 나 아니면 없었을 것을.
…네.
그럼 법 개정은 잘 처리하게.
지금 자네 지위라면 문제 없어. 다른 의원도 내 사람이니까.
알겠습니다…
기다리게.
네.
친척 중에 토오쿠로 알지?
아버님 일에 불만을 제기한 그 사람 말씀입니까?
하하하! 그래.
그 놈한테 적당한 죄를 뒤집어씌워서 체포당하게 만들게.
…장관에게 넌지시 전하겠습니다.
좋다. 가보게.

…!
오토메… 씨…
미카도 씨… 이제 아버님 말대로 따르는 건 그만두세요…!
가르치려고 들지 마! 어디서 여자가…
…!
흥…
…잠시만요! 아들에게, 다이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어 주세요…!
미카도 씨는 변해버렸다.
아버지는 자기 자리에 눈독을 들이는 친지에게 엉뚱한 죄를 씌워 제거했습니다.
그리고 뒤에서 손을 쓰며 지시한 것이 미카도 씨였습니다.
저는 그것을 알면서도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 날들이 이어지던 때였습니다.
그 남자와 만난 것은……
야마다 씨, 그러면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물론입니다. 토호텐 가에 지원받으면 저희 연구도 진척될 겁니다.
하하하.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하하.
응? 저기 계신 분은… 코토노하당 당수이신?
알고 계십니까?
네. 부족하나마 저도 일단 군인 아니겠습니까. 어떤 정당이 있는가는 파악하고 있어서.
끄응… 불초한 딸입니다. 여자 몸으로 정당을 세우다니.
저, 인사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아니, 딸에게 시키겠습니다.
오토메! 여기 와서 인사드려라.
네.
토호텐 오토메입니다.
군사개발기술부의 야마다 레이(山田 零)입니다.
군에 계시는 분이군요. 아버지와 지아비가 신세지고 있습니다.
별말씀을,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자, 야마다 씨. 갈까요.
네.
아, 잠깐 실례합니다.

오토메 씨.
무슨 일인가요?
저… 당신이 내세운 이념은 정말 훌륭합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껍데기뿐이야.
네, 알고 있습니다.
이상을 이루려면 힘이 필요합니다.
당신이 하려는 일은 힘에 맞서 빈손으로 덤벼드는 것. 힘에는 힘입니다.
폭력에 호소해서는 안 됩니다.
야마다 하아… 당신은 그렇게 말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면, 언어가 힘이 된다면 당신은 그걸 행사하시겠습니까?
언어…?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이 인간의 이상적인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폭력이나 부정으로써 타개하는 것은 잘못됐습니다.
야마다 바르지 않은 일은 싫으신가 보네요.
네.
야마다 그럼, 당신의 아버님과 부군을 단죄하시겠습니까?
어떻게… 그걸…!
야마다 하하.
…막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 말은 전해지지 않아요.
야마다 가까운 장래, 언어가 지금보다 힘을 갖게 됩니다.
네?
야마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무력하지.
그래서…
이건…! 아버지와 미코토 씨의…!
야마다 그래요. 그걸 세상에 내놓으면 그들의 죄를 백일하에 드러낼 수 있습니다.
야마다 제가 오늘 여기에 온 진짜 목적은 당신과 이야기하고 이걸 전하는 겁니다.
왜…
야마다 글쎄요? 왤까요……
생각같지 않은 사람이었다면 전해주지도 않았을 겁니다.
야마다 그걸 사용할지 말지는 당신의 자유입니다.
당신과는 다시 만나겠지요.
그날 밤, 자료를 훑어보았습니다.
그 정보를 세상에 공개하면 아버지에게 법의 심판을 받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카도 씨에겐…
하아…
미카도 씨…
오토메 씨? 무슨 일이에요, 심각한 얼굴로.
…이, 이건?!
이게 있다면 아버님은 끝입니다.
이런 걸 어디서…
자수… 해 주세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아버지가 잡히면 당신에게도 수사의 손이 뻗칩니다.
그렇게 되면 체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족을 팔겠다고…
저는…
제가 믿는 정의를 굽히고 싶지 않습니다.
진심… 이구나…
당신 자신을 위해, 그리고 다이스를 위해 자수해 주세요.
다이스를 위해…?
우리의 귀여운 아이, 그 아이를 위해서… 부탁해요…
저지른 죄는 지울 수 없고, 지금의 최선은 자수하는 것이니까…
…하아…
그래…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기 위해 스스로 막을 내려야 할 때겠지…
당신과 함께 보낸 시간은…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고마워.
저는… 제가 믿는 정의로 이 세계를 바꾸어 보이겠습니다.
그래…
예전에 함께 이 나라의 정치를 함께하자고 했었는데,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그 후, 저는 부정의 증거를 제출하고 아버지는 체포당했습니다.
미카도 씨는 자수해 죄를 갚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이스는… 제가 앞으로 행하는 일로 닥칠 위험을 피하기 위해 어머니 측 아리스가와 가에서 맡기로 했습니다.
그런 과거가…
옛날 이야기입니다.
아마야도… 그 녀석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대체 왜 부정의 증거를 오토메 님께 넘겼는지…
사실은, 저는 그 무렵부터 그에게 이용당하고 있었겠지요.
그러나 마지막에 웃는 것은 우리들입니다.
때가 될 날까지는 그의 손바닥 위에서 춤추지 않겠습니까?
대처할 수단은 있습니다.
후후…

*산비 오려니 누각에 바람 가득하구나山雨来たらんと欲して風楼に満つ: 산우욕래풍만루山雨欲來風滿樓. 당나라 후기의 시인 허혼의 「함양성동루咸陽城東樓」 중에서. 당이 쇠락하는 시기의 불안정을 누각에 차는 바람에 비유